1.
일찍 잔다고 2시에 잤건만 12시 반에 일어났다. 방에서 게으름 피우고 있는데 알고보니 나 오늘 day off였다. 음... city에 나가보기로 급결정.
2.
플린더스 역 앞에 기타를 든 치들이 있길래 책 읽는 척 하고 옆에 앉아서 노래를 감상. 노래는 하지 않고 기타만 치다가 서로 이야기 하고, 조율 하고, 그랬다. 기타를 별로 안쳐서 한 곡만 듣고 떠났는데, 어쨌든 기타는 잘치더라. 난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실은 더 있고 싶었지만 그 놈들 몸냄새가 장난이 아니라서 빨리 떠나왔다.
3.
오늘은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이 아닌 Melbourne City Library로 갔다. 규모는 훨씬 작다만 다양한 자료가 있었다. 특히나 음반 자료가 많이는 아니지만 있었다. 나한테 모자른 재즈 음반들이 많던데, 나중에 날잡고 여기 와서 괜찮은 재즈 음반들 구워야 겠다.
도서관 옆에는 CAE(Center for Adult Education)이 있었다. 다양한 강좌가 열리며, 스페인어 강좌와(심지어 '여행자를 위한 스페인어 특강' 강좌도 있다!) 기타 강좌도 있어서 관심을 가지는 중이다.
확실히 대충의 일하는 일정이 잡히고 일이 몸에 익으면 남는 시간에 무얼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블로그 정리나 기타 연습을 해왔는데, 침대에 누워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 버리는 시간이 더 많았다. 돈을 들여서 강제적인 계획을 세워야 더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될 것 같다. 지금은 월~수 12시부터 암벽등반을 생각 중이다(원래 city에 나온 이유가 실내 암장을 찾아 가보는 거였다).
City Library - http://www.citylibrary.org.au/
CAE (Center for Adult Education) -
4.
하지만 실내 암장은 다음으로 미루고, 서점에 가서 여러 노트를 질렀다. 지름신이 내려서 한번에 72달러나 썼다.
우선 songbook으로 쓸 노트를 사왔다. 송북이란건 뭐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 기타를 연습할 때 필요한 노래의 가사와 코드를 적어놓을 책을 말하는 거다. 이전에 집에서 가져온 노트는 너무 작은데다 계속 혼자 덮여 버려서 좀 더 크고(하지만 내 기타 긱백 주머니 안에는 들어갈 정도로 작아야 한다) 쫙 펴지는 노트를 고르러 갔다.
서점에서 서성이다 결국에는 몰스킨 중에 사기로 했는데, 망할 놈들이 3권 아니면 2권으로 묶어서 노트를 파는게 아닌가. 고심하다 두가지 종류 중에서 고르기로 했다. 한 권은 크라프트 재질인데 약해 보이지만 쫙 펴질 것 같고 나머지 하나는 겉은 단단해 보이지만 잘 안펴질 것 같다. 고민하다 결국 크라프트 재질을 사왔다. 우유부단한 나는 지금도 '아까 그걸 살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뭐 어떠랴. 그걸 샀으면 또 그런 대로 고민이 생겼을 것이다.
돌아와서 이제까지 연습한 곡들(해봤자 두 곡밖에 안된다. Franz Ferdinand의 Do you want to와 Wilco의 I'm the man who loves you)의 가사와 코드를 적어 넣었고, 지금 연습하고 있는 김광석의 '그날들' 코드와 가사를 적었다. 그 다음에는 아마 김광석의 '일어나'를 연습할 것 같다. 내용을 채우고 보니 노트가 하도 약해 보여서, 새벽동안 테이프로 커버 모서리를 감았다. 내 곁에 오래 남아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책을 한권 샀다. 중고 서점에 가서 사면 더 쌌을 테지만 거기에 있다는 보장이 없고, 돈 좀 많이 써서 책을 사야지 강제적으로라도 읽게 될 것 같아서 바로 샀다. 빌 브라이슨의 Down Under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여행기다. 예전에 애팔레치아 트레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건 진짜 계획없이 지른 건데, 스케치북을 샀다. 옆으로 매우 긴 스타일인데 캔버스 재질의 스트랩이 달려 있다. 이 디자인에 정줄을 놓고 꽤나 큰 스케치북을 샀다. 가격도 꽤나 무거운데 말이다. 어쨌든 새롭게 스케치북을 샀으니 그림도 연습해야겠다. 솔직히 이번엔 기타가 있기 때문에 저번 유럽 여행 만큼은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될 것 같지는 않다.
5.
상병이지만 일병 휴가를 나온 성민이와 이야기 한다고 예정 수면 시각보다 한 시간 늦었다. 8월에 일본 여행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즉 내 여행이 좀 더 늘어난 것이다. 남미 - 중동 - 유럽 - 한국(락페) - 일본 이 되었다. 한국이 중간에 끼어서 왠지 어색하긴 하지만, 일본 여행은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또다시 설렌다. 듀엣으로 길거리 공연을 하게 될지,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지금도 내 꿈은 한없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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