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 침낭을 말고 있는데 TV에서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의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높고 가는 아이유의 목소리가 끝나고 김창완의 목소리가 나올 때서야 노래의 제목이 <너의 의미>였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산울림의 앨범들 중 10집을 제일 많이 듣지만 <너의 의미>는 그닥 친한 노래가 아니었는데, 나는 10집의 펑크에 가까운 빠른 노래들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는개가 뿌리던 컴컴한 화요일 아침에, 아이유의 목소리를 통해 <너의 의미>가 내게 온 것이다. 아침 나절 내도록 상자같은 부속실에 담겨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친절한 누군가가 인트라넷에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을 올려놓은 걸 오후에 발견해서, 점심먹고 나서는 노래를 무한정 반복해서 들었다. 아이유의 목소리는 너무 가늘어서 원곡만큼의 매력은 없었지만 듣다보니 이것도 좋아지더라. 코드도 단순하고 편곡도 단순한데 이상하게 좋은 노래다. 아마도 가사의 공일테다.
너에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에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에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너, 향긋한 바람
나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드는 창을
"널 향해 창을 내리 / 바람드는 창을"이라니.
지금에서야 생각컨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가사는 언제나 산울림의 것이었다.






덧글
그리고 앞에 글 엄청 웃으면서 읽었다. ㅋㅋ
참, 그리고 나 글라스토 가?! (염장)
응, 원래 남편이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휴가를 못 내서.. (그래서 심지어 남자표가 하나 남아있따.)
프리마베라부터 먼저 가 있는 영팝 사람들 있어서 런던에서 만날 듯!
나는 11년에 아케파 하이드파크 공연 봤었지롱.
이렇게 염장을 마치며 나는 홀연히 런던으로 총총..